스모키라떼의 스몰한 인사이트

경제와 내가 산 주식들

4차 산업혁명과 자녀에게 주식을 사줘야 하는 이유.

스모키라떼 2021. 4. 2. 18:39

지겨울 만큼 듣는 단어. 4차 산업혁명. 이 말이 등장한지 벌써 5년정도 되었다. 그간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던 산업의 변화는 2020,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로 인해 한층 빠른 속도로 진행중이다. 이른바 '언택트(콩글리쉬라던데)'를 강요받는 상황에서 IT기술의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고, 보건위기 극복을 위해 바이오 분야가 실력을 발휘했다. 나아가 이 두 분야가 효과적으로 융합되면서 백신 보급이 진행중이다.

뭐, 좋다. 눈부신 과학기술과 이들의 융합이 지긋지긋한 코로나 시대에 대한 희망을 준다는 거. 너무나 고맙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그리 고마운 것 만은 아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4차 혁명의 핵심은 빅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이 기계, 바이오, 컴퓨터 등 다른 여러 기술들과 융합하여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문제는 이 인공지능이 제조업과 서비스업 부분, 나아가 일부 전문직에서도 막대한 양의 일자리를 없애버릴 거라는 점이다. 스마트공장은 사람 없이 인공지능의 지시에 따라 물건을 생산할 것이다. 음식조리부터 시작해서 구입한 물건의 계산, 고객 안내 등 기본적인 서비스업들은 인공지능의 명령을 받는 기계들이 처리한다. 또한 빅데이터를 학습할수록 인공지능의 역할은 단순작업을 넘어서 복잡하고 전문적인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 중 가장 현실적인 분야 중 하나가 의학인데, 데이터를 분석해서 진단을 하고 이에 맞춰 처방을 내리거나 수술을 진행하는, 이런 기술적인 영역은 - 데이터만 주어진다면 - 인공지능이 충분히 진출할 수 있다.(전국의 의사 선생님들 죄송합니다..그런데 벌써 인공지능 의사가 진단도 하고.. 수술로봇도 있다고 그래서요.)

수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들이 사라진 자리에 인공지능과 로봇이 자리잡는다면, 이들이 벌어들인 돈은 누가 가져갈까. 바로 막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이용하여 인공지능을 훈련시키는 빅테크 기업들이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우리나라의 네이버나 다음, 중국의 바이두나 일본 야후 같이 독점적 지위를 가진 인터넷 기업들. 더불어 이들이 보유한 데이터의 저장고를 제조하는 반도체 회사들 일부는 큰 돈을 벌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대만의 TSMC 등등. 지금도 이미 너무나 거대한 기업인 이들에게 더더욱 부가 집중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 자녀들로 하여금 좋은 학벌을 가지기 위한 교육에 부모의 여력을 집중시키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일단 좋은 학벌을 가진다 해도 좋은 직장을 가질 확률이 너무, 너무너무 낮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좋은 일자리란 부가 집중된 기업들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 일부, 정부의 요직, 혹은 창의적인 발상과 지식으로 새로운 기업을 창업하는 정도가 될 것이다. 이런 좋은 일자리는 그 절대 숫자가 앞으로 꾸준히 줄어들 예정이다.

차라리 지금 독점적 지위를 가진 이들 기업들의 주식을 매입해서 자녀에게 증여한 후, 이들 기업의 이익을 일부라도 공유하게 해 주는 것이 현실적이다. 종목을 선택하기도 쉽다. 빅데이터를 소유하고 있고 인공지능을 훈련시킬 수 있는 독점적 기업이면 된다. 그들 기업의 고객으로만 남지 말고, 일부라도 소유해서 독점기업의 이윤을 공유하게 하는 것이다. 미성년 자녀의 경우 2천만원까지 비과세이고 10년 뒤에는 한번 더 2천만원 비과세, 성인이 된 후에는 5천만원까지 비과세다. 어린 자녀라면 주식으로 7천만원까지 비과세로 증여할 수 있는데, 그동안 4차 산업혁명 자체가 좌초될 일은 없을테니 그 긴 시간동안 계좌가 마이너스를 찍을 가능성은 정말로 매우매우 적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독점자본의 지분을 갖게 된 아이는 훗날 성인이 된 후에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한층 높은 수준의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분명 미래(최소 10년 뒤)에는 이들 회사의 주가가 지금보다 훨씬 비쌀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은 이른바 '빅테크'기업들이 성장주로 분류되어서 배당금도 적은 편이지만 앞으로 20여년 후에는 제약이나 통신, 은행들처럼 배당을 위주로 하는 기업들로 바뀔수도 있다. 이들이 지닌 데이터의 축적량을 어떤 기업도 따라갈 수 없을테니 말이다. 아이들이 20대 중반일 때 배당금을 받고 있다면 어떨까. 아이에게 증여할 주식은 단기적인 수익률 같은 게 중요치 않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글을 쓰면 그래도 조회수가 10 이상은 되더라구)은 대부분 30대 이상일 것 같은데.. 혹시 지금 하는 일이, 예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일이었나? 아니면 먹고사니즘 때문에 어찌어찌 하다보니 하고 있는 일인가. 만약 당신에게 정기적인 부수입이 꾸준히 들어온다면, 수입이 다소 적더라도 좀더 자신에게 행복감을 주는 일을 선택할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이에게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창출되는 부를 공유케 하는 것은 그 아이가 미래에 경제적인 조건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를 얻고, 스스로를 행복하게 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일이다. 의사가 하는 일을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전국 1등에서 2천등까지는 모두 의대에 가고, 그 이후부터 서울대를 가는 지금의 현실을 비정상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이가 행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미래의 부를 지금 증여하는 게 옳다.

또한 미래에 성인이 된 아이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해 주려면 얼마나 어려울지.. 가늠하기 어렵다. 양적 완화의 시대, 현금의 가치가 떨어져가는 이 상황에서 아이에게 우량한 자산을 증여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인플레의 위협에서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가 어렵긴 해도, 10년동안 2천만원은 모을 수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