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자극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표현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파파 머스크'라며 그를 좋아하지만 최근 그가 보인 행태는 사기꾼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아주 공개적으로 사기를 치고 웃으며 '장난이었어'라고 말하는, 아주 악질적인 사기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론 머스크의 '사실상' 코인가격 조작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코인들로, 2천여개가 있다고 합니다.)시장이 소위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하루 거래량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것을 넘어서고 있으니 더 할말이 없습니다. 단기간에 1,000%, 심지어 10,000%가 올랐다는 소식들. 얼마로 몇 억을 벌어서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영웅담들. 여기저기서 들려 오는 자극적인 소식들에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이 조급해 지고, 뭔가 뒤쳐진다는 생각들이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코인 시장으로 밀어 넣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가장 큰 책임자 중 하나는 미국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 입니다. 심지어 최근 테슬라의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과 함께 움직이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머스크를 '파파 머스크'라며 칭송하곤 합니다. 그의 지시(?)에 따라 게임스탑에 공매도를 하려는 월가의 사모펀드 세력을 통쾌하게 응징(?) 하기도 했지요.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코인과 관련된 그의 행동은 금융시장의 주가조작과 하등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머스크는 예전에 스스로 비트코인을 샀다고 말한 적이 있죠. 그리고 트위터에 '비트코인'이라고 한줄 쓴 트윗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코인에 뛰어들었습니다. '머스크가 샀으니 이것 괜찮은 자산이야'라는 믿음이 생긴 것이죠. 세계 최고의 부자가 가진 영향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머스크는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자동차를 살 수 있게 하겠다'를 선언을 했습니다.(아직 실시되었다는 말은 없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가능성이 크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자 암호화폐가 가지고 있던 가장 큰 리스크 - 현실 세계의 거래에서 사용되지 못한다는 - 가 해소 되었다고 판단한 수많은 사람들이 또다시 코인 시장에 뛰어들었죠. 말씀드린 바와 같이 머스크는 이미 비트코인을 매입 한 상태였습니다.
이런 일이 주식시장에서 일어났다면 어떨까요? 어떤 사람이 주식을 매입한 후, 그 주식과 관련된 엄청난 호재를 터뜨립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와서 주식을 사고, 주가가 오르죠. 어떤가요. 머스크가 한 행동과 완전히 같은 것 아닌가요? 전형적인 주가 조작의 패턴입니다.
더 심각한 도지코인 사태
최근 도지코인 사태는 똑같으면서도 더욱 심각합니다.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갖고 있다는 것은 본인이 밝혔으니 당연한 것이죠. 최근에는 도지코인 소유자 중 1위가 그일거라는 강한 의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트윗을 날리고 거기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투기판이 만들어지는 모습이 우리 눈 앞에서 펼쳐졌습니다. 도지코인은 비트코인에 비해 변동성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그런데 도지코인은 절대로 비트코인처럼 될 수가 없습니다. 비트코인이 다른 코인에 비해 큰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채굴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전체 코인 수가 고정되어 있어, 더 늘어날 수 없다는 뜻. 공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가치가 어느 정도 안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지코인은 발행할 수 있는 코인 갯수가 무한대입니다. 개발자들이 시험용으로 만든 코인이라서 기술적 안정성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도지코인은 몇몇 사람들이 말하는 '화폐의 혁명(저는 이것도 믿지 않습니다만)'같은 것과도 전혀 관계가 없는, 정말로 단순한 투기 도구일 뿐입니다.
혹시 저 그래프를 보고 '아, 저기에 나도 들어갔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저에게는 수많은 사람들의 곡소리가 들립니다. 자산가치의 그래프가 짧은 시간동안 저렇게 출렁거리면 여러 사람들이 돈을 잃게 됩니다. 번 사람들의 기쁨보다 잃은 사람들의 고통이 훨씬 큽니다.
어제(4/20)는 도지코인의 거래량이 코스피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정말 엄청납니다. 왜 사람들이 거래를 저렇게 많이 했을까요? 이 코인의 가치가 길게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코인은 무한대로 만들어 질 수있습니다. 공급이 무한대인데, 당연히 그 가치가 유지될 수가 없습니다. 이 코인의 가격이 얼마 안 가 무너질 것이라는 점을 시장 참여자들이 알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머스크가 아들을 위해 이 코인을 샀다는 건 납득이 됩니다. 트윗 몇 장으로 코인의 가격을 들어올릴 수 있는 그이니 지금 적당히 코인을 매각하면 앞으로 머스크의 아들은 평생 일할 걱정 없이 살아도 될 것 같네요.
위 이미지는 머스크가 트윗에 올렸던 것입니다. '도지코인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없애고 새로운 기준이 된다.'라는 것이죠. 이게 얼마나 비 현실적인지는 설명할 필요도 없을 듯 합니다. 무한히, 누구나 발행할 수 있고 누구도 가치를 보증하지 않는 화폐가 과연 국제 금융의 기준이 될 수 있을까요? 누군가가 바닷가의 모래알을 가지고 와서 '이제부터 이게 돈이야'라고 한다면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눈 앞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이것이 문제가 되자 일론 머스크는 '장난이었다, 풍자였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이것이 즐거운 유희였을지 몰라도, 저 시장에 뛰어든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인생이 걸린 일일 수 있습니다.
머스크와 '함께 한다'는 착각
일론 머스크를 존경하는 사람들도 꽤 있기에, 그의 트윗에 동조하여 함께 움직이는 것을 마치 그와 함께 어떤 일을 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우리들과 세계 부자순위 1위인 그는 전혀 다릅니다. 일론 머스크는 코인을 비롯한 여러 자산의 성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예를 들면,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받겠다는 선언). 평범한 시민들과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전혀 다릅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그는 철저하게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일해 왔습니다. 테슬라로부터 받는 고액의 연봉과 옵션들, 밴더들에 대한 악명 높은 가격절감 등- 그는 혁신가일지는 몰라도 윤리적인 사람은 아니라고 봅니다.
돈을 번 사람보다 울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주식과 코인의 가격은 둘다 차트로 표현됩니다. 그래서 이 둘이 비슷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코인은 기업처럼 '실적'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펀더멘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주식은 기업이 성장하면서 그 가치가 함께 상승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치의 척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코인은 '오직'유동성이라는 변수 하나만으로 움직입니다. 오직 '몇 사람이 얼마나 돈을 넣었느냐'에 따라서만 가치가 변동됩니다. 따라서 그 본래의 가치를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얼마인지 모르는 무언가를 큰 돈을 내서 사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주변에 코인으로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코인으로 인해 큰 손실을 본 사람을 가까운 주변에서도 숱하게 보았고, 지금까지도 너무나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분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을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말하지 못합니다. 마치 도박을 하다가 망한 것과 같은 평가를 받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코인을 하다가 집을 날렸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실 건가요? 몇몇 돈을 '딴'사람들은 자랑스럽게 자신의 성공담을 이야기 하고 다닐 것입니다. 저는 그런 사람은 단지 운이 좋았거나, 아니면 코인의 개발자 중 하나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코인판에서 성공한 한 두 사람이 있다면 그 몇 배의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며칠간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가격은 알 수 없지만, 코인의 가격은 추세가 아주 강합니다. 유동성은 늘 유동성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도지코인은 앞으로 더욱 큰 고통을 초래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너무 짧은 시간동안 유동성이 몰렸기 때문입니다. 저 높게 솟구친 그래프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을 지.. 저는 좀 암담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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