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왜 그랬을까
터키에서 거래 수단으로 가상화폐 사용 금지 조치가 실시되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4%정도 하락했다고 한다. 터키에서 이러한 조치를 내린 것은, 터키 내부의 여러 정치적인 사정으로(대통령 에르도안이 지금 중세시대 지배자인 술탄이 되려는 중?!)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일어나고 리라화의 가치가 폭락하자 터키 사람들이 자산을 지키기 위해 암호화폐를 구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터키 정부는 국가의 기본 통화로서 리라화의 지위가 위협받을 것을 우려해 암호화폐의 거래를 전면 금지시킨 것이다.
터키 사람들이 가상화폐에 투자한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터키의 이같은 조치는 가상화폐시장 전체에 대해 중요한 사실을 재차 시사한다. 정부와 중앙정부는 가상화폐를 용인할 생각이 없고, 만약 가상화폐 시장이 기존의 통화를 위협하려 든다면 언제든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같은 조치는 자본시장에 대한 국가의 영향력이 강한 국가나(중국이나 싱가폴처럼), 터키처럼 인플레 위기를 겪는 국가에서는 언제든이 이루어 질 수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한 바 있다.(시진핑 황제폐하!)
정부는 버블이 두렵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가상화폐시장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가상화폐는 어찌되었든 투기적 자산인데(여러 논쟁이 있지만, 정부 당국은 가상화폐가 투기적 자산 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이곳으로 과도하게 유동성이 몰려 버블이 형성되면 또다른 경제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코로나로 인해 움츠려든 경제 위기를 역사상 유례없는 양적 완화로 간신히 관리하고 있는데, 가상화폐 시장에서 또다른 충격이 오게 되면 너무 큰 부담이 된다. 세계 각국의 정부는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기를 부양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위기가 더해지면 더 쓸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 따라서 정부는 적절한 선에서 이 버블이 더이상 커지지 않도록(=더이상 가격이 오르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를 느끼고 있는 것이며, 또 그럴 힘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조만간 미국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된 규제안이 발표될 것이다.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이미 미국 연준의 파월 의장, 옐런 재무장관을 통해 누차 반복되어 확인된 바 있고 우리나라의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도 같은 이야기를 했었다. 이같은 정부의 입장은 세계 어느 나라나 똑같은 것이다. 비트코인이 한창 열풍이던 2017년에는 코로나가 없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전 세계의 경제가(특히 저소득층을 중심으로)취약한 상태다. 앞으로 경제에 가해질 새로운 충격은 너무나 뼈아플 것이다.
정부가 변할 이유는 없고, 가상화폐 시장에는 사기꾼들이 넘친다.
앞으로의 가상화폐 시장의 향방은 결국 미국에서 어떤 조치가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 일단 최근 여러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 2000여개나 되고, 지금도 늘어나고 있다.) 에서 금융 사기로 의심받을 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 사건들에 대한 수사결과에 따라 여러 조치들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건들의 처리 과정을 통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재확인 될 것이다.
다른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비트코인을 제외한 코인시장은 '돈 놓고 돈 먹기'식의 도박장과 같다. 결국 도박장을 차린 사람들이 돈을 벌게 되어 있다. 이제 코인을 새로 개발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사기꾼의 소굴에 굳이 들어갈 필요는 없지 않나. 경찰이 출동할 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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