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에 대한 전망 중,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들을 모아 정리해 보았습니다. 지금 부동산 가격이 지나친 과열이고 청년 세대들에게 큰 절망감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꼭 하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자본주의는 당위를 따르지 않더군요.(그래서 정부가 잘 해야 하는데.. 할많하않...) 한번 점검 해 보시기 바랍니다.
1. 서울시장의 재건축 완화 기조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재건축 완화를 주장 해 왔습니다. 이미 잠실 아시아 선수촌 아파트의 지구단위 계획안(넓은 차원의 가이드라인) 을 발표했습니다. 뒤이어 잠실과 압구정에 있는 아파트들의 재건축에도 착수한다고 하지요. 이미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련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 지역에는 오래된 노후 아파트가 대단히 많습니다. 구체적인 실행 추이는 살펴봐야겠지만 정책에 대한 기대감 만으로도 이미 가격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2. 유동성이 풍부합니다.
이것은 작년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저금리로 인해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었고, 이것이 자산 가격을 상승시켰다는 것이죠. 올해에도 기준금리는 여전히 0.5%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은행의 시장금리는 다소 올랐지만 자산가들에게는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작년 부동산 시장에서 큰 수익을 낸 고위 자산가들에게는 넘치는 현금이 있습니다. 양극화가 극심한 상황에서 자산가들 사이의 거래 만으로도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위에서 말씀드린 일부 재건축 아파트나 강남을 중심으로 한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지역의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3. 3기 신도시에서 확인된 임대주택 중심의 공급정책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점치는 의견의 가장 핵심적인 근거 중 하나는 3기 신도시였습니다. 수도권에 총 127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합니다.(3기 신도시 홈페이지) 올해부터 3기 신도시의 청약이 시작되는데요. 6만호를 사전 청약하여 조기에 주택을 공급하여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3기 신도시에서도 공급량의 50%정도를 임대 주택으로 공급합니다. 이번 정부는 늘 공공임대주택을 주택공급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이것은 여러 이념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문제는 임대주택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은데다가, 이것이 주택시장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점입니다.(반론도 있지만 여기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 그리고 높은 공실률 등을 감안했을 때 이것은 주택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4. 여당의 대출규제 완화 기조
아직 구체화 되지 않았습니다만, 최근 여당에서는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완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 의원 같은 경우는 LTV를 10%까지 완화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너무 위험해서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 최소한 지금의 강력한 대출규제가 일부 완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대출이 일부 완화된다면 주택 시장에 대한 유동성이 신규로 유입되는 결과를 낳게 되고, 지금의 집값을 떠받치거나 상승시킬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매수자에게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집값이 너무 올라 있는 상황에서 외곽의 구축 아파트를 비싼 가격에 구입할 경우, 앞으로 2-3년 이후 초래될 금리의 상승과 추가적인 주택 공급으로 인한 가격 변동이 큰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죠. 지금은 주택 구입에 있어 어느 때 보다 주의할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의견 - 버블이 확실한 주택시장
저는 지금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에는 버블이 가득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주택가격은 문재인 정권 이후 해마다 5%씩 오르다가, 작년에는 무려 15%가 상승했는데요. 그 사이에 서울 시민들의 소득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주택구매력지수(대출을 받아서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이 2018년 3.5에서 2021년 2.48까지 떨어졌죠. 그만큼 아파트가 비싸졌고, 고평가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가격이 더 오를지, 미래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만 각자의 판단과 선택은 필요하겠지요.
다만, 지금의 아파트 가격이 미래 세대에게 주고 있는 절망과 고통이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0.8%라는 충격적인 출산률에 충격을 받지 않는 이 사회가 저에게는 충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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