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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내가 산 주식들

주식은 삼성전자'만' 모으면 되는걸까

스모키라떼 2021. 4. 19. 16:26

 

 

 

한국인의 '최애'기업 삼성그룹. 그 대표주자는 삼성전자.

 

 

 

주식은 삼성전자만 모으면 되는걸까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보면 주식은 삼성전자만 적금처럼 모아가면 된다는 주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삼성전자를 가지고 있고, 일부 주식은 미성년인 자녀에게 증여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주장이 반드시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삼성전자만 투자하면 된다고 주장하는 이유와, 거기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 해 보겠습니다. 


지난 20년간 꾸준히 성장한 기업은 삼성전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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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는 매섭고 트렌드는 바뀐다.

 

삼성전자에 대한 적금식 투자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드는 근거는 한국기업 중 지금까지 20년 이상 꾸준히 성장한 기업은 삼성전자 뿐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맞는 이야기이죠. 게다가 지금도 비메모리 사업, 프리미엄 가전, 폴더블 폰 투자 등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정말 열심히 하고, 좋은 회사인건 사실.) 하지만 이 모든 사업들에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포진되어 있습니다. 반도체의 TSMC(사실 여기가 1위), 가전에서 LG나 일렉트로룩스, 모바일의 애플(여기도 1위)과 샤오미 등. 삼성의 경쟁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지금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 해 나가는지 항상 모니터링 해야 합니다. 한때 일본의 소니가 TV시장의 대장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에는 삼성이 소니를 이기는 건 꿈도 꿀 수 없었죠. 하지만 지금은 삼성과 소니TV는 상대도 되지 않습니다. 삼성이 그러했듯이, 새로운 강자는 언제든 나타날 수 있습니다.

 

 

 

상장이래 이렇게 꾸준히 성장한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문제는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은 삼성전자가 영위하는 사업들이 시대의 메가트렌드에 맞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삼성전자가 트렌드를 민첩하게 잡아내서 사업을 한 것도 주요했습니다. 지난 20여년 간, 세계 경제는 무난한 성장을 지속해 왔고 가전제품에서는 혁신이 일어났으며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반도체 기술의 발전과 수요 증가는 정말 눈부신 수준이었죠.

 

하지만 앞으로도 지금의 트렌드가 영원히 유지될까요? 반도체가 앞으로 20년 뒤에도 지금처럼 산업의 '쌀'역할을 계속 하고 있을까요? (상상력에 몽상력을 백반포인트쯤 더해서) 우리 뇌가 전기 신호로 정보를 처리하는 매커니즘을 밝혀서 이것을 컴퓨터에 적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저는 이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어떤 곳에서 지금의 산업 트렌드를 바꿀 무언가가 만들어 질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한때 미국 최고의 부자는 석유회사를 설립했던 록펠러라는 사람이었습니다. 또 다른 부자로 철강왕 카네기 라는 사람도 있지요. 이 두 사람이 사업을 하던 시대는 한창 미국의 산업 혁명이 일어나던 때였습니다. 당시에는 석유와 철강이 세계의 산업을 이끌고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오늘날 세계 최대의 석유회사는 록펠러의 회사를 계승한 엑슨모빌 입니다. 시가총액이 267조원 인데요, 애플은 무려 2,511조 입니다. 10배나 차이나 납니다. 과거에는 이같은 상황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입니다. 

 

록펠러까지 갈 필요도 없습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 자동차 업체 시총1위는 일본의 도요타였지만 지금은 상장한 지 10년 쯤 지난 테슬라로 바뀌었습니다.(하지만 난 테슬라 주식이 없지) 이 변화가 고작 1년만에 이루어 졌다는 것은 너무나 놀라운 일입니다. 세상의 변화에 귀를 닫고, 한가지 주식에만 투자한다면 자신도 모르게 시대의 흐름에 뒤쳐질 수 있습니다. 

 

 

록펠러가 애플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자본주의의 기본 성질은 양극화, 1위 기업에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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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지금의 위치가 아니라 앞으로의 성장에 투자하는 것

 

삼성전자'만'투자하면 된다는 주장의 근거로 자본주의의 속성을 들기도 합니다. 자본주의 체제는 자본이 클수록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키울 수 있게 되어 있고, 따라서 대자본을 가진 기업에게 계속해서 부가 집중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도 심심치 않게 실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가의 상승은 지금의 위치가 아니라 '얼마나 성장 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어떤 1위 기업이 10년동안 계속 1위라고 해서, 그 회사 주가의 '상승폭'이 1위인 것은 아닙니다. 100등을 하던 기업이 50위가 되었다면, 그 기업의 주가가 훨씬 더 많이 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1위 기업이라고 해서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한때 우리나라의 대장주는 한국전력이었는데요, 지금도 한국전력이 돈을 잘 벌고 있지만, 주가는 과거와 비교할 것이 못됩니다. 포스코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해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시장의 전체 크기가 더 커지지 못해서 매 해 비슷한 수익을 내게 되는 회사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회사들은 주가가 떨어지거나 횡보하기 마련입니다. 자금력이 풍부한 1위 기업이라고 해서 언제나 성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전력 주가 흐름. 필수재인 전력의 공급 회사이고 독점적인 지위도 있지만 주가는 그렇지 못합니다.

 

 

물론 삼성전자는 지금도 현명한 투자를 통해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기대는 정말 큰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위 기업이 언제나 성장한다고 믿는 것은 하나의 '신화'일 뿐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주가의 성장 보다는 삼성전자의 배당금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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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금도 실적이 잘 나와야 보장된다.

 

주가에 집착하지 말고 배당금에 집중하며 주식을 모아 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물론, 올해 특별배당금은 너무나 달콤했더랬지.) 물론 일리가 있습니다. 저 역시 삼전은 우선주만 매입하고 있고, 자녀에게도 우선주를 증여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기업 중 흔치 않게 분기별 배당(1년에 4회, 분기별로 배당금을 주는 것)을 지급하고 있는데다, 내년에도 배당금을 넉넉히(?) 지급 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 삼성전자라고 해서 언제나 실적이 상승하는 것은 아닙니다. 2020년 실적도 2018년에 비하면 저조한 편입니다.(주가는 많이 올랐지만) - 출처 : 한겨례신문

 

 

하지만 언제나 삼성전자가 지금과 같은 배당금 수준을 유지할거라 믿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라고 해서 언제나 좋은 실적을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18~2019년 사이에 거의 50%정도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D램 반도체 사이클이 원인이었는데, 이렇게 이익이 줄면 당연히 배당금도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회사가 배당금은 성실하게 지급 해 준다고 해도 성장이 정체, 혹은 축소되어서 주가가 하락하면 결과적으로는 손실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주식의 기본은 늘 '성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에 책정된 특별 배당금은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많습니다. 이렇게 총수 개인과 관련된 이슈에 따라 배당금이 달라지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쟁업체인 TSMC가 수십조원씩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혹시 올해는 배당보다는 투자에 더 집중해야 했던 건 아닐까요? 물론 제 생각입니다만, 비즈니스 외적인 원인이 기업의 재정집행에 영향을 주는 것은 하나의 리스크로 보입니다.

 


다른 종목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장기 투자를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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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투자와 중장기 투자는 병행하는 게 맞다

 

삼성전자만 사면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때로 다른 종목들에 관심을 갖게 되면 변동성이 적은 편에 속하는 삼성전자에 투자하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단기적 매매만 하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개인 투자자가 단기적인 매매에 몰두할 경우 일반적으로 수익이 좋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아주 긴 장기 투자와 중장기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군의 주식도 갖고 있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기업도 함께 보유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수익에 관한 것도 있지만, 늘 현재의 산업 트렌드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알지 못하면 장기투자는 오히려 위험할수도 있습니다. 눈앞에서 조금식 자산이 쪼그라드는 것을 목격해야 할수도 있거든요. 

 

 

워런버핏. 장기투자의 상징으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10대에 산 코카콜라는 아직도 보유중이라고 하시죠.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런 버핏도 얼마 전 세계 최대 우량주인 애플을 대량 매도했습니다. 대신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을 샀습니다. 그가 보기에는 애플은 비싸고 엑슨모빌을 가격이 저렴하며, 앞으로는 지금보다 성장할 것이라 여겼던 것입니다. 이는 올해에 경기에 민감한 회사들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산업의 흐름에 예민한 관심을 가지면서 여러 종목에 투자했을 때 위험도 분산하고 수익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여러 종목을 산다고 해서 꼭 장기투자를 하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장기와 단기 투자는 투자자 개개인들의 성향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덧. 삼성전자는 (정말정말)좋은 주식이고 저 역시 앞으로 꾸준히 모아 나갈 생각입니다. 

삼성전자가 좋지 않은 주식인 것처럼 글을 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 지금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팔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올해 초에 9만원을 넘겼을 때에도, 8만원 언저리까지 갔을 때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작년에 4만원대 가격이 형성되었을 때에는 최대한 비중을 높여 매수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산업의 메가 트렌드가 삼성전자와 멀어지기 전까지는 꾸준히 보유할 생각입니다. 다만 자신의 주관이나 산업에 대한 관점 없이,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만 듣고 하나의 주식에 자산을 '올인'하는 일은 위험한 결정이며, 그런 것이 오래 지속되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