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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 앞으로도 오를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이유들

스모키라떼 2021. 8. 2. 15:16

부동산에 대한 전망은 작년부터 늘 엇갈려 왔습니다. 저도 예전에 찬/반 의견의 근거들을 정리해서 포스팅 한 바 있는데요. 최근 저는 앞으로 최소 2년 이상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는 '개인적인'결론을 내렸습니다. 미래에 대한 전망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기에, 제 의견도 하나의 참고일 뿐이라는 점을 전제합니다.

 

근거1.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을 의지가 없다.

최근 홍남기 장관은 부동산과 관련하여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결론은 '앞으로 공급할테니 집 사지 말아라.' 라는 것이죠. 문제는 이 담화에 드러난 문제의식입니다. 홍남기 부총리는 부동산 과열의 원인을 시장에 돌리고 있는데요. 이는 정부정책의 실패는 인정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이는 즉 정부가 부동산과 관련해서 정책기조를 특별히 바꿀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매물의 출하를 막는 여러가지 제도들(양도세와 대출규제, 종부세 완화, 분양과 관련된 여러 제도들)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홍남기 부총리는 최근 '부동산 담화'를 통해 부동산 과열의 원인이 시장에 있다고 진단했다.

 

근거2. 강력한 수요

모든 자산은 수급에 따라 그 가격이 결정됩니다. 지금 부동산,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 있어 수요는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근거로 자주 드는 것은 미분양인데, 지금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거의 없고, 특히 서울과 수도권은 미분양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미분양이 난 곳을 찾아 보면, 건설사 차원에서 특별한 필요에 의해 남겨두었거나 아니면 위치나 구조적으로 특별한 문제가 있는 곳 정도입니다. 구축 아파트에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이 분양에 대거 몰리고 있는 점은 탄탄한 수요를 입증합니다. 

 

근거3. 치솟는 전셋값

작년 임대차2법 통과 후 전셋값이 계속해서 치솟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부동산에 대한 심리가 과열되어 있을 때에는 주택 매매 가격이 전셋값 이하로 절대 떨어질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전셋값이 매매가에 접근하면서, 또다시 갭투자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지방 1억 이하 아파트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외에도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도 갭을 주고 아파트를 구매하는 경우도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이사갈 집을 미리 사 두는 것) 전세 품귀 현상이 전셋값을 올리고, 올린 전셋값이 집갚을 올리는 현상이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기존 전세계약의 연장이 끝나는 앞으로 2년 간은 꾸준히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근거4. 공공임대 아파트 공급 부족

최근 서울에 공급된 아파트 중 공공이 공급한 양이 4%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었습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공공 차원에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약이 있었지만 거의 지켜지지 못한 것입니다. 공공주택이 전체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있으나, 핵심지역에 공급된 쓸만한 공공주택은 최소한 1~2인가구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기다릴 수 있는 = 영끌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수요 폭증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번 정부가 출범 초기에 공공임대를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해 놓고 전혀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근거5. 희박한 금리 인상 가능성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핵심 근거가 금리 인상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급격한 금리 인상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널리 알려져 있다 시피, 우리나라의 금리는 미국 연준의 결정과 연동되어 있습니다. 미국 연준은 꾸준히 금리 인상과 선을 긋고 있습니다.(2008년 금융 위기가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것이었기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입니다.) 또한 금리를 올린다 해도 그 정도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경기 침체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 금리를 잘못 건드렸다가는 디플레이션으로 진행될 수 있으니까요. 

 

근거6. 각종 개발정책 발표

정부는 부동산을 해결하겠다며 부동산 공급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그것과 더불어 GTX교통망을 비롯하여 각종 개발 정책을 내놓고 있지요. 문제는 이러한 '개발호재'는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이와 관련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사실상 정부가 발표하는 모든 정책들이 부동산 가격을 밀어올리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GTX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지적한 기사

 

사족 - 부동산과 정치적 입장에 대해서

 

최근의 부동산 폭등은 대단히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행복한 사람도 있겠지만, 부동산으로 인한 행복은 누군가의 불행(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무주택자의 빚)에 기댄 것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큰 불행이라고 하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런 급격한 자산가치의 상승은 일해서 얻는 소득 = 노동소득의 가치를 비천한 것으로 만들기에 사회 전체의 활력을 쇠퇴시키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우리나라의 경우 정치와 이념의 논리가 부동산에 끼어들어 큰 부작용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전 국민이 일종의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는 부동산을 정부 혼자 '자산이 아니다'라며 왜곡된 개념에서 출발한 정책들을 만들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도 기존의 정책을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는 정부 여당의 이념적 잣대에 동조한 여러 사람들의 무조건적인 지지가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 지지를 보낸 사람들의 상당수가 큰 피해를 보게 되었지요.

 

만약 많은 사람들이 정부 초반에 부동산에 대해 지금처럼 강력한 비판 여론을 형성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 까지 이르지는 않았을거란 생각도 해 봅니다. 진보든 보수든, 맹목적인 지지나 반대는 언제나 극단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지고 온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