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우리 집 거실 풍경을 먼 발치에서 살펴보았다. TV를 보고 있는 아이. 휴대폰을 보고 있는 아내. 그 옆에 널부러 져 있는 내 아이패드. 세 식구가 같은 공간에 있지만 정신은 모두 다른 곳에 있었다. 아이는 콩순이와, 아내는 쇼핑몰에, 나는 유튜브에. 점심먹을 시간이 되자 세 식구가 모두 식탁에 모였다. 아이는 의자에 앉아서 TV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아내는 아직 쇼핑이 끝나지 않았다. 내 휴대폰의 유튜브 영상도 아직 재생중이었다. 점심식사도 휴대폰으로 주문한 음식들이 플라스틱 그릇 안에 담겨 있었다. 이게 뭐지. 마치 가족들 한명 한 명이, 전자기기와 자신의 관계를 해칠 지 모르는 불편한 존재가 된 것 같은 이상한 느낌. 눈 앞의 두 사람에게 잔소리를 하자니 내 손에서 재생되고 있는 영상..